lmp작업실 주인장 베이는 요즘 브이로그를 찍습니다. 찍기만 하고 편집해서 올리는 일은 언제 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꽤나 열심히 찍고 있어요. 이렇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위의 권유로 한 번 찍어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생활을 하는 편이기에 주위에서 이 생활을 기록해보라는 제안을 몇 번 받았거든요. 그렇게 다음날 아침부터 브이로그를 찍기로 하고 누운 밤, 이런 고민이 찾아왔습니다.
‘내 브이로그를 보고 사람들이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보통 브이로그를 보면 부지런한 ‘갓생’들을 살던데, 저는 정말로 게으르고 텅 비어있고 규칙과 루틴이라곤 없는 하루를 보내기 때문에 드는 자연스러운 고민이었습니다. 모든 브이로그가 갓생만을 보여줄 때, 내 브이로그로 ‘이렇게 헐렁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며주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브이로그를 찍기로 다짐한 그 날, 평소와는 다르게 환기도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물건들을 정리하고 괜히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일찍 출근하고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집중하게 되는 겁니다. 스스로의 하루를 찍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날 지켜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는지 부지런하고 멋진 삶을 사는 척 하게 되었던 것이죠. 보통 늦은 새벽까지 잠이 잘 오지 않는 편인데, 그 날은 하루 종일 열심히 사는 척을 해서 피곤했는지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어색한 개운함과 함께 일찍 눈을 뜨며 이런 가짜 브이로그는 그만 찍어야지 생각했습니다.
며칠 뒤, 반드시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어느 하루가 찾아왔습니다. 여러 프로젝트가 겹쳐 일을 처리할 시간이 몹시 모자란 상황이었죠. 빠듯한 일정들을 빠짐없이 해치우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그 때, 브이로그를 찍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번에 그랬던 것처럼, 브이로그를 찍음으로서 스스로를 최면 걸어서 열심히 사는 척 하게 함으로써 실제로도 열심히 살게 만드는 거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평소라면 누워서 빈둥거리고 헛짓거리를 하며 보냈을 시간도 빈틈없이 꽉 채웠고, 많은 일들을 해냈습니다.
그 때 깨닫게 되었습니다. ‘브이로그의 효능’을요!
브이로그를 찍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괜히 열심히 사는 척 하게 됩니다. ‘척’이라도 해서 그 날 하루 알차게 살았다면 좋은 거 아닐까요? ‘척’을 반복하다보면 진짜 습관이 될 수도 있고 말이죠. 그리고 왠지 이렇게 복작복작 사는 스스로가 귀엽게 느껴지고 자신의 일상에 대한 애정이 생깁니다. 한 댄스강사는 학생들에게 준비물을 일러주면서 ‘자귀감’을 가지고 오라 한다고 해요. 자귀감은 ‘자신을 귀여워하는 마음’을 뜻하는데요. 그 마음만 있다면 처음에 서툴고 부족한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춤을 배울 수 있고 그러다보면 어느샌가 잘 출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lmp작업실 주인장 베이는 브이로그를 찍으면서 어쩐지 자귀감이 생겨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효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열심히 살아야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하루를 스스로 기록하는 겁니다. 그러면 브이로그의 효능에 의해 그 하루를 열심히 살게 되겠죠. 그렇게 촬영된 영상들을 모아 ‘합동 브이로그’로 편집해 lmp작업실 계정에 업로드 하고, 함께하기로 약속한 기간이 끝날 때에는 lmp작업실에 모여 상영회도 여는 거예요.
재미있기도 하고, 각자의 일상에 좋~은 효험도 있는 모임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건 정말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해보고 싶은 콘텐츠입니다.
여기에 걸어두면 보신 분 중에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해주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생각되어서 슬며시 전시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