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올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작업실을 장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꽤나 일찍 떠올려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떤식으로 장식해볼까, 사야할 장식품이 있으려나, 고민 하다가 장식에 컨셉을 더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선물 배달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산타가 번아웃이 와서 모든 걸 내팽개치고 떠나버린 현장을’ 주제로 꾸며보자는 것이었어요. lmp작업실은 선물 포장이 이뤄지는 산타의 작업장인데, 산타가 너무 지친 나머지 포장 안된 선물과 산타 복장과 루돌프를 다 버려두고 어딘가로 떠나버렸다는 설정이었죠.
컨셉이 있는 크리스마스 꾸밈을 하기로 결심하고 며칠 뒤, 샤워를 하다가 번뜩 더 재밌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사라진 산타의 흔적을 따라가며 퍼즐을 풀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방탈출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산타는 왜 사라졌을까? 살해당한 걸까? 무슨 사연이 있을까?
많은 의문을 품고 있는 현장에 방문한 여러분들은 숙취에 시달리는 눈사람, 다리가 부러져서 새 다리를 구워야하는 진저쿠키맨, 난폭한 루돌프 형제 등 여러 캐릭터들을 차례로 만나가며 그들이 제시하는 퍼즐을 풀고 산타의 숨겨진 이야기에 점점 다가가게 됩니다.
미스터리의 끝에는 어떤 답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런 방탈출 퍼즐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뒤로 2~3일 정도를 꼬박 써서 게임의 전체 스토리와 모든 퍼즐 아이디어를 구상해두었습니다.
이제 이걸 실행으로 옮겨 현장에 차근차근 설치하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참 쉽지가 않습니다. 여러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도저히 시간 여유가 나질 않는 겁니다. 구상한 내용을 모두 설치하려면 며칠은 걸릴 정도의 작업이 남아있었습니다. 방탈출 게임을 너무너무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사이에서 얼마간 고민하다가 결정 내렸습니다. <안 한 거 전시회>를 열기로요.
크리스마스 테마의 방탈출 게임을 이 전시회에 걸고 두고두고 보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꼭, 해보겠습니다.
참, 방탈출 게임은 만들지 못했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은 열심히 해두었습니다. lmp작업실의 2025년 크리스마스 풍경을 구경하러 오세요.



